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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황선홍·A대표팀 '임시 동행' 끝났다…다음 단계는 '새 정식 사령탑' 선임

A대표팀 소방수로 나섰던 황선홍 감독이 이제 임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한 차례 부침을 겪긴 했으나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분위기 전환까지는 이뤄냈다는 평가다. 27일 귀국을 끝으로 A대표팀과 동행도 마쳤다. 이제 남은 몫은 황 감독이 아닌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될 차기 사령탑이다.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이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예정대로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만 마치고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FIFA 랭킹 101위 태국과 전적은 1승 1무다. 이제 황 감독은 ‘본업’인 23세 이하(U-23) 대표팀으로 돌아가 다음 달 있을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을 준비한다.‘황선홍호’ A대표팀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선 태국과 1-1로 비겨 자존심을 구겼다. 객관적인 전력의 우위, 6만명이 넘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승점 1 획득에 그쳤다. 다행히 닷새 뒤 태국 원정길에서는 3-0 완승을 거뒀다. 앞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당시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기고, 87위 요르단과 2-2로 비긴 뒤 4강에선 0-2로 완패해 탈락하는 등 부진했던 A대표팀의 흐름을 가까스로 끊었다. 2차 예선 승점 10(3승 1무) 고지에 올라 최종예선 진출도 사실상 확정 단계다.국민적인 이슈였던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갈등도 결과적으로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봉합됐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대표팀에 발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 맞서 정면 돌파를 택했고, 이강인은 대표팀 소집 과정에서 직접 대표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사과했다. 여기에 태국 원정에선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골과 함께 서로 끌어안는 감동 세리머니가 나오면서 둘의 갈등에도 완전한 마침표가 찍혔다.선수 선발 과정이나 선수 기용 면에서도 앞선 클린스만 감독과 달랐다. 재택·외유 논란과 K리그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거셌던 클린스만 감독과 달리 황 감독과 임시 코치진은 부임 직후부터 K리그 현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태극마크의 한을 풀지 못했던 K리그 최고 공격수 주민규(울산 HD)가 처음 A대표팀에 승선했고, 이명재(울산)와 정호연(광주FC)도 잇따라 A매치 데뷔 기회를 받았다. 소집된 23명 중 19명을 기용하는 등 소집 선수를 폭넓게 활용한 것도 클린스만 전 감독과는 달랐던 선택이었다. 다만 짧은 준비기간을 고려하더라도 경기력 측면에서는 두 경기 모두 전술적인 완성도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었다. 특히 홈에서 거둔 태국전 1-1 무승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졸전이자 한국축구 입장에선 굴욕적인 결과였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의 거센 압박에 흔들리는 등 뚜렷한 색채를 보여주지 못한 경기였고, 결과적으로 승리도 따내지 못하면서 팬들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그나마 태국 원정에선 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꾸긴 했으나, 여전히 황당한 실수가 반복되거나 수비 조직력이 흔들려 수 차례 실점 위기를 맞는 등 객관적인 전력 차와 비례해 상대를 압도했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홈에서 당한 무승부 여파로 다른 조 강팀들과 달리 조기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한 결과 역시 한국축구 입장에선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그래도 어쨌든 한국축구를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 속 급하게 임시 지휘봉을 잡아 큰 위기만큼은 넘겼다는 데 의미를 둘 만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감독 선임 기준마저 오락가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때 고심 끝에 임시 지휘봉을 잡았고, 적어도 분위기를 우선 반전시켰다는 점에 ‘소방수’로서의 역할은 어느 정도 잘 마쳤다는 평가다.이제 황 감독은 A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온전히 파리 올림픽 준비에만 전념한다. 우려가 컸던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는 다행히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우승 결실’을 맺었다. 이제 황 감독은 28일 귀국한 U-23 대표팀 코치진과 함께 다음 달 있을 올림픽 최종예선 준비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다. 황선홍호는 다음 달 카타르에서 열리는 AFC U-23 아시안컵을 통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한다. 4월 중순부터 조별리그가 시작돼 5월 초에 결승전이 열리는 일정이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진출이 확정되고, 4위 팀은 기니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만약 4강 진출에 실패하면 올림픽 본선 진출은 무산된다. 황 감독은 그동안 훈련 과정과 WAFF U-23 챔피언십 등을 토대로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설 최종 엔트리를 꾸린 뒤, 내달 초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소집 훈련을 진행하다 결전지 카타르로 향할 예정이다. 이후 4~5월에 걸쳐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르고, 만약 올림픽 본선 진출이 확정되면 7월부터 있을 파리 올림픽 준비에만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추가적인 A대표팀 겸직 제안 등은 황 감독에게도 큰 부담이자 짐이 될 수밖에 없다. 황 감독도 27일 귀국길에서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올림픽 대표팀에 집중할 생각이다. (A대표팀 겸직까지는)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를 끝내고 이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도 당초 계획대로 새로운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앞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도 황 감독의 임시 사령탑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6월에 있을 월드컵 2차 예선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적어도 5월 초까지는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내다보며 우리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국민들에게 믿음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겠다. 어떤 선입견이나 외압을 받지 않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축구대표팀이 잘 운영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김명석 기자 2024.03.28 06:03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SD 불펜진 와르르, '고우석 있었다면...' 진한 아쉬움

7회까지 잘 막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뒷문 불안에 무너졌다. 샌디에이고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 개막전에서 다저스에 2–5로 패했다. 7회까지 2-1로 잘 리드하다 8회 4실점 빅이닝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선발 다르빗슈 유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으로 조기 강판된 뒤, 톰 코스그로브(3분의 2이닝), 에니엘 데 로스 산토스(1이닝), 마쓰이 유키(3분의 2이닝), 완디 페랄타(1이닝)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2-1 리드를 지켜냈다. 매 이닝 아슬아슬했지만 잘 막아냈다. 하지만 8회 불상사가 일어났다. 7회에 이어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페랄타가 선두타자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샌디에이고 벤치는 뒤늦게 자니 브리토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은 브리토는 아웃맨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브리토는 엔리케 에르난데스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샌디에이고는 아드리안 모레혼을 투입해 1사 1, 2루 위기를 탈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여기서 황당한 실책이 나왔다. 가빈 럭스의 땅볼이 1루수 크로넨워쓰의 글러브를 뚫고 지나간 것. 그 사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홈을 밟으며 역전했다. 흔들린 모레혼은 1번타자 베츠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했고, 오타니에게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2-5까지 리드를 뺏겼다. 샌디에이고는 이후 프리먼을 병살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탈출했으나, 분위기는 이미 다저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8회 말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가 안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했지만, 세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고우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고우석은 이날 경기 전인 오전에 26인 로스터에서 탈락해 개막 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범경기 5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했고, 지난 18일 한국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스페셜 매치에서도 9회 2점 홈런을 맞는 불안한 모습으로 결국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다. 하지만 팀 선발 다르빗슈가 조기에 무너지고 불펜 투수가 더 많이 필요했던 이날, 고우석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이날 샌디에이고의 불펜 상황을 봤을 때 고우석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법했지만, 개막 로스터 제외로 기회조차 받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첫날부터 필승조 등 7명의 불펜 투수를 다 투입했지만 투수만 소모하고 완패했다. 다소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20 22:13
국가대표

손흥민·이강인 사태로 또 드러난 축구협회 행정 민낯 [IS 시선]

국민적인 관심과 질타가 쏟아졌던 손흥민, 이강인의 다툼 논란이 사과와 화해로 매듭을 지었다. 이강인이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공개적으로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다. 침묵을 지켰던 손흥민도 이강인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후배를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이처럼 선수들이 어떻게든 논란을 매듭지으려 노력했던 과정, 논란을 스스로 키우기만 했던 대한축구협회(KFA)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었다.이강인은 21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 (손)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주장의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다.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손흥민 역시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팀을 위해서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게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라며 "대표팀 주장으로서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고 적었다.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을 앞두고 식사 자리에서 벌어졌던 논란도 막을 내리게 됐다. 영국 매체 더선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던 이 논란은 경기 전날 대표팀 식사 자리를 중요한 단합의 장으로 생각한 손흥민과 달리 이강인은 다른 선수들과 탁구를 치려던 과정에서 벌어졌다.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이강인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한 바 있다.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의 갈등에 국민들도 충격에 빠졌던 사건.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이 확대·재생산됐고, 이강인은 집중포화를 맞았다. 급기야 팬들 간 극심한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그런데 스스로 논란을 키웠던 KFA는 방관했다. 아무런 수습 의지조차 보이지 않다가, 선수들끼리 갈등을 풀자 그제야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처럼 마음이 흥분되고 기뻤다"는 황당한 반응이 나왔다.실제 논란에 불을 지핀 건 KFA였다. 대회 기간, 대표팀 내부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외신 보도를 매우 이례적으로 인정하면서 사실상 공식화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과정에서도 그저 방관만 했다. "사람들이 많이 있던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 빨리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황당한 해명이나, 선수들의 징계를 운운한 정몽규 KFA 회장의 입장도 거듭 논란이 됐다. 선수 보호를 하지도 못했을뿐더러, 논란이 커진 상황 속에서도 이렇다 할 수습조차 하지 못하는 KFA 행정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더 큰 문제는 KFA의 아쉬운 행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KFA는 기습적으로 승부조작 사범 등에 대한 사면을 기습적으로 시도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잼버리 영향으로 우왕좌왕하다 FA컵 일정을 일방적으로 조정해 불통 논란 속 비판을 받았고, 불법 촬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던 황의조를 국가대표 경기에 출전시켰다가 뒤늦게 자격을 정지하는 뒷북행정으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절차를 무시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은 이미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새 얼굴을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을 완전히 저버리고 내부 인사를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한 인선 역시 다르지 않다.논란이 있을 때마다 변화를 다짐하면서도, 정작 KFA는 변하는 게 없다. 지난해 사면 논란에도 끝내 회장직을 지켰던 정몽규 회장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고개를 숙였던 게 불과 1년도 채 안 지난 일이다. 새 이사진 개편의 일환으로 상근 부회장 역할을 맡아 "KFA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내부 정비를 통해 효율성이 커지도록 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던 김정배 상근 부회장 역시도, KFA의 처참한 행정 민낯 앞에 고개만 숙일뿐이다. 논란 이후 달라지는 모습을 조금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 KFA를 향한 여론은 '늘' 싸늘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2팀 기자 2024.02.22 07:03
국가대표

궁지 몰린 클린스만 '단두대 매치' 될까…운명의 사우디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운명이 걸린 한판이 온다. 무대는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 이 경기마저 이기지 못하면 클린스만호 출범 후 무승 기록은 여섯 경기로 늘어난다. 지금까지 성적은 3무 2패. 최근 3경기에선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친 초라한 성적이다.더 이상 물러설 곳도, 핑계 댈 것도 없다. 그야말로 '단두대 매치'인 이유다. 부임 후 다섯 경기 연속 승리가 없는 불명예 기록은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세계적인 강팀들만 만난 것도, 까다로운 원정에서 경기를 치른 것도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0위권대인 상대는 지난 3월 우루과이(당시 12위)가 유일했다. 그 외엔 모두 20위권 밖, 심지어 지난 6월엔 75위 엘살바도르와 비겼다. 홈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클린스만호가 유럽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리 만무했다. 8일 웨일스 원정에선 0-0으로 비겼는데, 90분간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한 개였다.경기력이라도 좋았다면 비판은 그나마 덜 했을 수 있다. 문제는 지난 다섯 경기 내내 클린스만 감독이 과연 어떠한 축구를 추구하는지 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점. 심지어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에게 수비적인 역할을 주문하거나, 수비적인 선수를 전방에 배치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용병술까지 더해졌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이 떨어진 선수를 선발로 출전시키는 사례도 있었다. 결과도, 경기력도 좋지 않은 가운데 '끊이지 않는' 논란까지 더해지니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인데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이 머무르고, K리그 관전보다 인터뷰 등 개인 일정 소화에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탓이다.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비슷한 시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에 참석한 게 대표적인 사례였다.심지어 직접 본 적도 없는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고, 유럽 현지에서 대표팀이 소집돼 훈련 중인 가운데 친선경기인 레전드 매치 출전을 원했다가 또 다른 논란까지 낳았다.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웨일스와 비긴 뒤, 아들을 주려고 상대 선수 유니폼을 요청했던 건 그야말로 황당한 일이다. 이번 사우디전마저 승리를 놓치면, 감독 경질설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들이다.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랐던 대표팀을 이어받고도 여섯 경기째 무승에 그친 데다, 경기장 밖에선 논란의 중심에 서기만 하는 감독에게 더 기회를 주는 건 비상식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우디는 FIFA 랭킹에서도 한국(28위)보다 크게 낮은 53위 팀이기도 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최근 유럽 빅리그에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핵심 선수들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선수들 면면이 화려하고 최근 기세마저 좋으니, 핑계 댈 만한 요소는 없다. 그런데도 첫 승이 또 무산되면 ‘후폭풍’은 앞선 경기들과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은 물론이다.김명석 기자 2023.09.12 08:45
국가대표

황선홍호, 두 번째 중국전 선발 명단 공개…새 얼굴 7명 등장

황선홍호가 적지에서 중국과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새로운 선발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15일 열린 경기와 비교해 7명의 선수가 선발 기회를 잡았다.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축구대표팀은 19일 오후 8시 35분(한국시간) 중국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 평가전 중국과의 원정 경기를 펼친다. 황선홍 감독은 먼저 이상민(성남) 김태현(베갈타 센다이) 최준(부산) 정호연(광주) 고영준(포항)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영욱(김천) 고재현(대구) 조현택(울산) 김봉수(제주)를 출전시켰다. 골문은 이광연(강원)이 맡았다.지난 15일 열린 중국과 1차전과 비교하면 7명이 교체됐다. 2경기 연속으로 선발로 나서는 건 골키퍼 이광연, 미드필더 정호연·고영준·김봉수 네 명이다. 한편 오재혁, 이수빈(이상 전북)은 2경기 연속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한편 이날의 관심사는 중국의 거친 파울과 편파 판정이다. 앞서 15일 열린 1차전에선 한국이 3-1로 이겼다. 하지만 경기 내내 한국 선수들은 중국의 거친 파울에 신음했다. 실제로 송민규(전북) 엄원상(울산) 고영준 등은 중국의 연이은 거친 파울로 쓰러졌다. 엄원상을 부상으로 결국 대표팀에서 하차하기도 했다.급기야 황당한 판정도 나왔다. 한국은 후반전 3골을 내리 넣은 뒤 실점을 허용했는데, 해당 중국 선수의 크로스 장면에서 공은 이미 엔드라인을 넘어간 상태였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은 가동되지 않으며 그대로 골이 인정되는 황당한 상황도 나왔다. 김우중 기자 2023.06.19 20:10
해외축구

레알, 올 시즌 첫 2연패…리그 3위 추락, "비니시우스 다이렉트 퇴장"

스페인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첫 2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내내 관중들과 실랑이를 벌인 비니시우스 주니어는 후반전 막판 선수를 가격하며 커리어 첫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레알은 22일(한국시간) 발렌시아 메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아와의 2022~23라리가 3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졌다. 전반 33분 발렌시아의 디에고 로페즈에게 선제 실점한 뒤, 총공세에 나섰으나 골키퍼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를 뚫지 못했다. 경기 막판에는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고, 비니시우스는 선수 가격으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다. 레알은 이날 패배로 다시 2위 자리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내주며 3위까지 추락했다.주중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게 0-4로 대패한 레알은 이날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단행했다. 특히 중원에 에두아드로 카마빙가-오렐리앙 추아메니-다니 세바요스를 출전시켰다. 공격진에는 비니시우스-카림 벤제마-마르코 아센시오가 나섰다.초반 경기를 주도한 레알은 33분 만에 일격을 맞았다. 발렌시아 저스틴 클루이베르트가 박스 안에서 터닝 슛을 시도했는데, 약하게 굴러간 공이 반대편으로 흘러갔다. 침투에 성공한 로페즈가 밀어 넣으며 선제 골을 터뜨렸다.이후 소득없이 전반전을 마친 레알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카마빙가를 빼고 호드리구를 투입했다. 공격진에만 4명을 배치했다.한차례 황당한 상황도 나왔다. 후반 23분 경 비니시우스가 공을 전개하는데, 그라운드 안에는 관중석에서 들어온 공이 하나 더 있었다. 이에 발렌시아 에라이 죄메르트는 비니시우스 쪽으로 공을 걷어내 두 공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죄메르트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상황이 정리된 뒤 비니시우스는 관중석을 향해 언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도 나왔다. 레알은 후반전 내내 발렌시아 수비를 두드렸으나 소득은 없었다. 추가시간은 무려 10분. 레알은 1분 만에 발베르데가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으나 선방에 막혔다. 2분 뒤 토니 크로스의 프리킥 역시 마마르다슈빌리를 뚫지 못했다.51분에는 발렌시아가 코너킥을 허용했는데, 공을 바로 주지 않자 양 팀 선수단 간 충돌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비니시우스는 손으로 상대 선수를 가격해 비디오 판독 끝에 다이렉트 퇴장 명령을 받았다. 그의 커리어 첫 다이렉트 퇴장이었다. 승리는 강등권 위기의 발렌시아가 가져갔다. 발렌시아는 이날 승리로 강등권과 격차를 5점으로 벌리며 13위까지 올랐다. 김우중 기자 2023.05.22 09:05
연예일반

'돌싱글즈' 이소라를 향한 무차별적 돌팔매질, 위험한 이유

'돌싱글즈3' 출연자 이소라를 향한 '마녀사냥'식 폭로와 비난이 도를 넘어섰다. 이소라의 전 남편의 현재 여자친구라는 네티즌의 폭로글, 그리고 유튜버 구제역의 '이소라 상습 불륜 폭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이소라를 향한 언론과 네티즌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그를 '불륜녀'로 내몰고 있다. 이미 이소라가 '이혼 사유는 불륜이 아니다'라면서 여러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음에도 이소라를 향한 돌팔매질은 멈출 줄을 모른다. 부부간의 일은 당사자만이 아는 것이고, 서로의 입장 차이도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이미 제3자들은 무조건적으로 이소라와 제작진의 입장과 반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무차별적 공격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과거 김선호와 전 여자친구의 '낙태 공방'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폭로 초반, 김선호의 전 여자친구는 김선호를 '낙태를 강요한 파렴치한'으로 묘사해 네티즌들과 언론의 동정을 샀다. 하지만 전 여자친구의 다른 지인은 김선호가 얼마나 관계 회속을 위해 노력했는지, 낙태 역시 전 여자친구의 선택임을 밝혀 상황을 반전시켰다. 급기야 동정론은 다시 김선호를 향했다. 최근 이소라의 한 지인은 "이소라의 전 남편이 먼저 외도를 했다. 이에 전 남편이 둘째 낳고 집에서는 소라 씨를 진정시킨다고 성형, 몸매 관리 등을 해주고 셋째도 가졌지만 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 소라 씨가 죽는다고 협박도 하고 부부싸움이 끊이질 않았고 맞바람 피운다고 협박도 했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즉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돌싱글즈3'에서도 밝혔 듯이 이소라는 "이혼하기 2~3년부터 전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부부 관계가 돌이키기 힘든 상황임을 고백했던 것. 누가 먼저 바람을 피웠든, 두 사람의 신뢰 관계는 깨졌다는 말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처럼, 한쪽만의 잘못으로 이혼까지 간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소라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을 믿어준 최동환과 제작진, 그리고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둔 세 딸 때문일 것이다. 자칫 자신의 해명과 발언이 전 남편을 공격하는 말이면 아버지와 함께 사는 아이들에게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을 믿고 방송을 내보낸 제작진에 대한 미안함, 이러한 상황을 솔직하게 고백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는 최동환에 대한 복잡한 마음 등으로 이소라는 지금의 진흙탕 싸움이 커지길 바라지 않고 있을 것이다. 현재 이소라의 전 남편은 이소라에 대한 '소장'을 접수했다고 했다. 이소라 역시 이에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들어가서 두 사람의 부부 관계 및 명예 훼손 여부는 차차 밝혀질 것이다. 그 전에 무차별한 폭로를 퍼붓고, 해명을 강요하는 유튜버 구제역의 태도는 황당한 월권 아닐까? 또한, '돌싱글즈 외전, 괜찮아 사랑해'는 과거가 어떠하든간에, 현재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프로그램이다. 최동환이 모든 악족건과 루머에도 이소라를 사랑한다고 하는데, 대체 누가 두 사람의 사랑에 비난을 퍼부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사랑은 더더욱 진정성 있어 보이고, 두 사람이 고백한 현실적 어려움은 '돌싱외전' 방송에서도 암시되어 왔던 것이기에 새삼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자극적인 폭로와 집요한 해명 요구만이 이번 사태의 능사는 아니다. 아울러, 이혼의 아픔을 겪었지만 새 사랑을 찾으려하는 돌싱들의 용기 있는 발걸음을 응원하는 한편, 돌싱들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돌싱글즈' 시리즈를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게 과연 정답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이지수 2022.11.17 12:09
메이저리그

문신 감염→무단 이탈→ALDS 엔트리 제외, 쿠바 특급 양키스와 결별 수순

쿠바 출신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34·뉴욕 양키스)이 이번 시즌 또 물의를 일으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팀 훈련에 무단 불참했다. 뉴욕 양키스는 10일(한국시간) "채프먼이 지난 8일 팀 훈련에 아무런 말도 없이 불참하고 마이애미의 집으로 갔다"고 밝혔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한 양키스는 12일부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5전 3승제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를 치른다. 지난 6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ALDS를 앞두고 훈련을 진행 중인데, 채프먼이 무단으로 불참한 것이다. 애런 분 감독은 "채프먼이 내게 디비전 시리즈 기간 동안 계속 마이애미에 머물겠다고 이야기하더라. 납득할 만한 변명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채프먼은 ALDS 엔트리 제외 통보를 받았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아마 채프먼이 NLDS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긴 듯하다. 하지만 엔트리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는데, 팀에 남아 훈련에 참가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채프먼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다. 쿠바에서 건너온 그는 100마일(161㎞)을 상회하는 강속구로 빅리그의 눈을 사로잡았다. 개인 통산 315세이브를 기록했다. 한 시즌 30세이브 이상만 8차례나 달성했다. 하지만 올 시즌 부진과 부상 속에 4승 4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46에 그쳐, 마무리 자리도 뺏겼다. 5월 1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올 시즌 마지막으로 세이브를 쌓았다. 캐시먼 단장은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지만 시즌 내내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채프먼은 올 시즌 황당한 이유로 팀 전력에서 제외된 적 있다. 8월 말 다리 부위에 문신 시술을 받은 뒤 통증에 시달렸다. 문신한 부위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결국 15일까지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5월 왼쪽 아킬레스건 부상과 구속 감소 문제 등으로 기량이 떨어진 데 이어 시즌 중에 황당한 사유로 이탈하면서 구단으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었다. 채프먼은 데뷔 후 최악의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채프먼은 2020년 양키스와 맺은 3년 4800만 달러(684억 원) 계약이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사실상 양키스와는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 이형석 기자 2022.10.10 15:06
프로농구

여준석, 세계 무대 꿈에도 절차와 매너는 필요하다 [이은경의 스톱.워치]

여준석(20·고려대)이 꿈을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한국 농구에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유망주가 세계 무대에 도전하겠다는데, 그를 응원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도전에는 분명 아쉬움도 남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의 절차다. 여준석은 농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런데 경기 다음 날 갑자기 대표팀을 나가더니 미국으로 떠났다. 여준석은 농구 대표팀에 소집돼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7월 12일 개막·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을 준비 중이었다. 여준석 아버지가 설명한 바에 따르면, 대표팀과 필리핀의 평가전이 열린 18일 저녁에 미국 에이전시 측으로부터 G리그 팀들의 쇼케이스에 초청받았다는 레터가 도착했다고 한다. 쇼케이스는 7월 중순에 열린다. 여준석은 여기에 100%의 힘을 쏟아붓기 위해 미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2주간 현지 트레이너와 훈련한다는 계획이다. G리그는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다. NBA에 가겠다는 꿈을 가진 미국, 그리고 전 세계 농구 선수들이 몰린다. 여준석은 G리그 팀 관계자 앞에서 경기를 하고 그들의 마음에 들 경우 스카우트될 기회를 잡은 셈이다. 그런데 그 과정이 너무나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여준석은 고려대 소속이며, 팀은 대학리그를 치르는 중이다. 그리고 동시에 그는 지난달 대표팀에 뽑혀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 중이었다. 추일승 대표팀 감독도, 주희정 고려대 감독도 모두 여준석이 7월 쇼케이스에 참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전혀 하지 못했다. 농구팬들도 마찬가지였다. G리그 입성 가능성이 있는 기회를 잡기가 쉬운 게 아니다. 그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여준석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18일 대표팀 경기에서 활짝 웃으면서 인터뷰했던 여준석이 갑자기 ‘미국 갈 기회가 생겼다’며 대표팀 유니폼을 반납하고 서둘러 떠나는 뉴스를 보고 팬들은 황당해 했다. 가장 당황한 건 팀을 이끄는 책임자들이었을 것이다. 추일승 감독과 주희정 감독은 모두 19일 오후 여준석으로부터 갑작스럽게 면담 요청을 받았고, 이 자리에서 미국으로 떠나겠다는 선수의 말을 들었다. 여준석의 요청을 풀어보자면 ‘난 일단 다가오는 경기에 뛰지 못하고, 지금 팀을 나가겠다. 언제 돌아올지는 정확히 모른다’는 것이다. 스무 살 에이스의 당돌한 ‘통보’를 듣고도 담담하게 선수의 입장만 생각해 줄 감독이 있을까. 젊은 제자의 꿈을 막는 감독으로 비칠까 봐 이들은 냉가슴을 앓으며 기자들에게는 “여준석의 꿈을 응원한다”고 했다. 여준석 측은 미국행이 너무나 갑작스럽다는 질문에 “해외 진출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학 시절 G리그를 경험했던 방성윤, 이대성 등도 대표팀 소집 도중 갑자기 미국으로 떠난 경우는 없었다. 한국에서 ‘꽃길’이 보장되어 있는데도 여준석이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건 박수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꿈을 향한 첫발이 ‘대표팀 도중하차’로 시작한 건 아쉽다. 도전은 도전이고,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과정에서는 팬을 포함한 관계자에게 예의를 갖춘 설명이 필요했다. 꿈을 준비하는 과정과 대표팀 선수로서 훈련하는 과정 사이에서 일정 충돌이 일어났더라도, 경착륙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을 충분히 했는지 궁금하다. 여준석에게 미국 무대가 진지하고 큰 꿈이듯, 다른 누군가에겐 대표팀 유니폼이 그토록 진지하고 큰 꿈일 수도 있다. 스포츠 2팀 2022.06.23 14:02
해외축구

[IS 피플] 내가 왕이 된 '손'<손흥민>인가

손흥민(30·토트넘)이 아시아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 부트(Golden boot·득점왕)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 2021~22시즌 EPL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5-0 승리에 앞장섰다. 올 시즌 정규리그 35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같은 시각 울버햄튼을 상대로 교체로 출전해 득점에 성공한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23골)와 함께 정규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랐다. 아시아 출신 선수가 EPL에서 득점왕에 오른 건 1992년 리그 출범 이후 손흥민이 처음이다. EPL에서는 득점이 동일하면 출전시간 등과 관계없이 해당 선수들이 ‘공동 득점왕’에 오른다. EPL뿐 아니라 유럽축구 5대 리그(영국 EPL·스페인 프리메라리가·독일 분데스리가·프랑스 리그1·이탈리아 세리에A)로 범위를 넓혀도 아시아 출신 선수 득점왕은 손흥민이 최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PK) 득점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23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010~11·20골), 루이스 수아레즈(2013~14·31골), 사디오 마네(2018~19·22골) 이후 네 번째로 PK 없이 득점왕에 오른 선수가 됐다. 살라흐의 23골 중 5골이 PK 득점이다. 손흥민의 ‘우상’인 득점 3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8골 중 3골이 PK 득점이다. 손흥민은 아시아 축구 역사도 새로 썼다. 이날 22·23호 골로 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페예노르트)가 2017~18시즌 AZ알크마르(네덜란드)에서 기록한 21골(33경기)을 뛰어넘어 아시아 선수 유럽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마지막 10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는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며 한국인 유럽리그 최다 골 등 대기록을 대거 경신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에 대승을 거둬 자력으로 리그 4위를 지켰다. 승점 71(22승 5무 11패)이 된 토트넘은 리그 5위 아스널(승점 69·22승 3무 13패)의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을 얻었다. 토트넘이 UCL에 2019~20시즌 이후 3시즌 만에 복귀한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득점왕에 오르는 길은 쉽지 않았다. 전반전에는 이렇다 할 득점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손흥민은 후반 10분과 15분 해리 케인의 도움을 받아 슛을 시도했지만, 상대 골키퍼 팀 크룰에게 막혔다. 후반 24분에는 단독 드리블 돌파 후 때린 오른발 슛도 크룰의 선방에 걸렸다. 손흥민은 연이은 득점 기회가 번번이 크룰의 선방에 막히자 황당한 듯 쓴웃음을 보였다. 두드리니 열렸다. 손흥민은 3-0으로 앞선 후반 25분 루카스 모우라의 도움을 받아 22호 골을 넣었다. 이어 5분 뒤 ‘손흥민 존’인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또 한 번 골망을 흔들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23호 골을 의미하는 손가락 2개와 3개를 펼쳐 보이며 웃었다. 손흥민은 ‘찰칵’ 세리머니를 할 겨를도 없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손흥민은 득점왕을 차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그는 “(EPL 득점왕은) 어릴 때부터 꿈꿔온 일인데 말 그대로 내 손 안에 있다. 믿을 수가 없다. 지금 정말 감격스럽다”며 “첫 골을 넣기 전 좋은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쳐 정말 좌절스러웠다. 동료들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다. 여러분도 그 모습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과 팀 동료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엄청난 업적을 세웠다. 매우 기쁘다. 팀이 UCL에 오르고, 손흥민이 득점왕을 차지하는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그걸 이뤄서 행복하다”고 했다. 해리 케인은 “친구(손흥민)에게 축하를 보낸다. 손흥민은 득점왕 자격이 있다.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클래스를 보여줬다”고 축하를 건넸다. 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5.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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